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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소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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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임다솜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1,147회 등록일 17-04-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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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설관리10 년 넘게 하면서 여러 사업장을 다녔지만 여지껏 전화하면서 친구겸 선배로 지내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째, 적은 인원과 위계질서

인원이 적다보니 서로 가족같다느니, 형 동생같다느니 술자리서 그럽니다. 물론 즐겁죠. 술사주고 노래부르고

마실때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인원은 각자 한 명씩인데.. 그 사이에 소장 과장 주임 반장 기사가 존재합니다.

사람 한명에 직책이 따로입니다. 참 애꿎은 경우죠.

적어도 한 사무실에 팀장이 있으면 그 밑에 사원이 여럿이 있어야 체면도서고 위계도 서는데 이건 사람하나에

직책이 하나 입니다. 누가 누구를 지시한다는게 웃긴일이죠.

자세히 보면 사무실 직원과 청소나 경비는 별개의 업체소속입니다. 한 위탁업체에서 하는 경우가 있다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뭐라 지시할 위치나 지시를 받을 위치는 아닙니다. 이 가운데서 참 웃긴 해프닝이 생기죠.

소장이 과장한테 시키고 과장이 한 명뿐인 주임한테 시키고 귀찮은 주임은 반장한테 떠넘깁니다. 그럼 아주

웃긴 상황이 되죠.. 왜냐면 금방 표가 납니다. 일반 직장 사람이 그나마 되는 곳은 서로 의지도 되고 경쟁도 되는데

안하면 그냥 모든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결국 어리버리한 초임이 모든 덤탱이를 씁니다.

둘째, 지위는 자격증의 유무

이 계통이 웃긴게 어제까지 내 밑에 기사로 일하던 사람도 어느날 주택관리사를 따면 소장이 되고 전기기사를 따면

타 단지 과장이 되거나 기존에 있던 과장을 밀어내고 과장이 되는 웃긴 상황이 벌어집니다.

결국 무자격에 터줏대감인 기사들은 그게 배가 아프죠. 본인은 노력해서 전기기사를 취득하지도 않고 돈만 벌자고

쉬는날 주구장창 알바를 다니면서 배가 아프다고 할까요. 성격이 이상하게 삐뚫어진건 그런 이유도 한 몫합니다.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처세술은 능할지 모르지만 들어오는 신입들만 갈궈 내 쫓는 유형들이

이렇게 해서 생겨납니다.

자격증을 따서 타단지 소장이나 과장으로 가면 전에 사이가 틀어진 사람들 협회모임이나 행사에서 서로 보면 아주

가관이겠죠. 이런 관계에서 서로 경계심과 조바심이 생깁니다. 서로를 친구요 동지로 생각하지 않고 언젠가 내 자리를

빼앗을 경쟁자나 잠재적인 적으로 인지하면서 인간관계의 위선이 더해집니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욕하는 웃긴 상황이죠.

셋째, 용역사나 동대표의 입김에 쉽게 휘둘립니다.

용역사사장의 입김이나 동대표의 갑질에 속수무책입니다. 그들의 요구나 주장이 부당해도 대놓고 싫은 소리를 할 수 없

습니다. 용역사는 청소나 경비, 소독 나아가서는 계약연장을 소장에게 요구하고 이 요구가 관철되지 못하면

실력없는 소장으로 여겨서 한직으로 내몰거나 집에서 실업급여받는 신세로 만듭니다. 당연히 일부 양식있는 소장들의

소신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살기위해서는 이들과 영합하거나 적어도 수주를 따와야 합니다.

그와중에 촌지나 접대가 횡행하고 온갖 추한 행태가 암암리에 벌어지겠죠. 적어도 이런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소장은 각종 모임이나 협회에 꾸준히 찾아다니면서 인맥을 만들어 연대하지 않으면 정글같은 세상에서 견뎌낼 수가 없

습니다. 결국 누군가를 희생시켜서 자신의 자리를 보전해야하기때문에 누군가의 피눈물을 요구하는 결정을 해야합니다.

그러는 중에 과장이 되었든 경리가 되었는 만만한 기사가되었든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자의던 타의던 사표를

던져야 일이 무마됩니다.

동대표의 갑질도 빼놓을 수 없는데, 대개 공사나 설비보수같은 이권이 걸린 사업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종 계약이나 공사업체 선정건에 동대표가 입김을 넣죠. 계약연장이라는 미끼로 옭아맵니다.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말도안되는 일로 시시껀껀 괴롭힙니다. 물론 그러는 와중에 관리소직원의 피로는 이루 말 할 수 없죠.

자기동앞 현관의 나무가 죽었다고 소장보고 시말서 쓰라는 동대표도 봤습니다. 결국 직원들이 살려냈죠.

이는 핑계일뿐 자신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소장을 내몰기 위한 파렴치한 짓이었죠. 이런 일이 관리소에

횡횡합니다. 소장이 저렇게 흔들릴진데 그 밑에 직원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어쩔 수없이 이 풍파가 지나가길 빌 수

밖에요. 그리고 대표들은 자신들의 맘에 안드는 직원들을 짤라라 말라는 식으로 엄포를 놓습니다. 이유는 얼마든지

있지만 대개는 부당한 월권행위지만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그 와중에 이런 동대표와 영합하는 관리소직원이

있습니다. 그럼 관리소는 하루 하루가 피를 말리게 됩니다. 서로 감시하고 서로 믿지 못하는데 생계가 달렸으니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그러니 서로 신뢰가 있겠습니까?

넷째, 처우개선은 요원하다.

주민들에게 관리사무소 직원은 소장이나 경리가 전부인줄 압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관리소 직원은 단지 월급이나

받아먹고 시간이나 때우다 퇴근하는 월급장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니 무슨 직업에 대한 자부심

이 생기겠습니까? 그냥 저냥 시간을 보내다 퇴사하면 그만입니다. 서로 얼굴보기도 싫어 지는 거죠.

다섯째, 근무형태의 불합리

가장큰 문제는 근무형태입니다.. 누구는 주간5일근무에 칼퇴근 국경일에 다 쉬고 노는데 월급은 더 많고 누구는

주구장창 출퇴근을 반복하는데 서로간에 믿음이 생길까요... 월급은 더 적은데 .. 이런 불합리와 부조리가 관리소

안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위화감은 이렇게해서 생겨납니다. 주간근무자는 당직근무자를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고

문제가 터지면 왜 전화하느냐 식으로 귀찮아하고 당직근무자는 주간근무자를 겉으로는 웃으면서 지내지만, 그게 어찌

자기 속마음이겠습니까? 비참한 현실앞에 울분과 분노를 속으로 사귀다보니 술은 늘고 성격은 괴팍해 지는 것입니다.

여섯째, 적도 친구도 없습니다.

오늘의 적도 내가 어느날 소장이나 과장이 되어 나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손을 내밉니다. 그들의 위선을 알면서

도 저역시 웃으면서 대합니다. 서로간에 빅딜이 성사됩니다. 위선적인 사회적 관계가 성립됩니다.

오늘 함께 근무하던 동료도 어느날 사건이나 큰 말성이 생겼을때 함께 일하는 동료를 감싸거나 대변하지 않고 나는 잘

못이 없는데 너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비수를 꼽습니다. 그런 자가 나의 동료일까요.. 아니면 언제든지 비수를 꽂을

적일까요? 둘다 함께 같은 처지로 근무하는데 위기상황시 자신이 빠져나갈 길만을 생각합니다. 비수를 꽂죠.

이런 짓은 대개 세상살이에 이골이 난 자들이 주로 그 본색을 드러냅니다. 어느날 함께 믿었던 동료가 자신에게

비수를 꽂으면 어떤 기분이들까요? 역시 신뢰가 없습니다.

마치 죄수의 딜레마처럼 관리소안에 이 묘한 역학관계는 언제 어떻게 달려 들지 모릅니다.

어떤 현장이든 전략적 관계이든 아니면 암묵적인 한패의식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죠. 자리가 자주 나오는 곳이거나

오랫만에 자리가 간혹 나오는 자리도 헬인곳이 있습니다. 일이 어려워서.. 돈이 적어서.. 아니죠.. 이미 저런 암묵적인

묵시가 지배하는 사업장에 적응하느냐, 부정하느냐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동료는 없고 죄다 경쟁자거나 비수를 꽂는 적들이 우굴거리는 소굴에 부처가 가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 존재하는 이유

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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