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자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유옥분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487회 등록일 14-04-07 17:27

본문

중학교 시절 점심시간때 당시로는 상상하기 힘든 반찬인

돈까스,소세지.치킨을 반찬으로 싸오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반찬을 오픈하면 친구들이 굶은 승냥이마냥 개떼처럼

달려들어 반찬을 뺏어먹는 바람에 순식간에 반찬통이 비워져 그 친구는

항상 맨밥을 먹어야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1년동안 단 한번도 혼자 먹을려고 반창통을 숨기지 않았다

친구들이 반찬을 다 뺏어 먹어도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았고

오히려 부처님의 온화한 표정을 항상 지어 주었다

아마 그 친구는 지금쯤 굉장히 훌륭한 인간이 되어 있으리라 믿는다

5년전 아파트 지하벙커 시절 맞교대 근무자가 남겨 놓은 육포 몇조각을

먹었는데 다음날 출근 근무자가 왜 남의걸 허락도 없이 쳐먹었느냐며

잡아 먹을듯이 달려 들어 혼쭐이 난적이 있었다

새 육포를 한통 사주고 난뒤에야 화가 좀 풀린 듯 했다

인간이 나이를 쳐먹으면 그와 동반되게 인격도 형성되어야 하건만

지하벙커 근무자들중 나이를 똥꾸녁으로 쳐먹은 인간들이 부지기수다

사소한 일로 인한 갈등이 너무 많다

서로 한걸음만 물러나면 아무일도 아닌것을 양보를 안하고 서로 뒷통수 치고

잡아 먹을려고 하는 아귀다툼이 지금도 곳곳의 지하벙커에 벌어지고 있다

모든 친구들에게 자신의 맛있는 반찬을 아낌없이 나눠 주었던 그 어린 친구의

자비로웠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본받는다면 지하벙커의 갈등은 한결 줄어들고

하루 하루가 들 삭막할텐데 아쉬울 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