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터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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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유옥분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555회 등록일 13-10-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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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동안 술독에 빠져 사느라 간만에 들렀네요

술이란게 참 자제가 안되는 음식인 거 같습니다

허기사 자제가 됐다면 지금 요꼬라지로 살진 않겠지요

술독에 빠진건 같이 맞교대 하는 인간이

인간이 본색을 들어 내서요

요즘 엔젤이 맞먹을려고 하니까 요놈이 군기 잡는다고 육갑을 떨더군요

아침에 출근하니 손바닥만한 메모지에다 오늘의 할일이라고 서너가지를

조목조목 ㎢囑茶맙

그 서너가지가 참...

일.기계실 계단 낙엽청소
이.기계실 물청소
삼.발전기 바닥청소
사.3동 2호기 엘리베이터 램프교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 했죠

요런건 주임님 근무시간에 본인이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이놈이 열이 받았는지 씨팔씨팔 하면서 기계실 문을 걷어차고 바로 퇴근하더군요

엔젤도 열이 받아서 아침부터 이슬이 한잔 빨았읍니다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냉전 상태이구요

괜찮은 놈인줄 알았는데 이놈도 나이를 똥꾸녁으로 쳐먹은 놈이었읍니다

터잡기 너무 힘드네요

그렇다고 무작정 옮기는 건 더 엄두가 안나구요

어떻하든 여기서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기계실이 한 오십평 정도 되는데 47평 정도의 공간을 주임놈이 쓰고

엔젤에게 허락 된 공간은 단 3평입니다

그것도 4개월만에 어렵사리 쟁취한 거지요

무슨 서예를 한다고 지랄을 하는 통에 기계실이 온통

벼루에 한지에 먹물 투성입니다

보통 서예를 하면 심성도 다 공자 스타일인데 이놈은

히틀러과입니다

앞으로 20년 정도는 벙커 생활을 이어 나가야 하는데

앞으로의 길도 무척이나 험난할 것 같네요

나이가 들어 갈수록 점점 참을성도 없어지니 걱정입니다

이제는 노인기사 수발할 자신도 기력도 인내력도 아예 없는데 말이죠

어떻하든 여기서 투쟁을 해서 나만의 공간을 늘여 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설마 살인이야 나겠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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