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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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engel1111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1,410회 등록일 -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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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원 짜리 기전기사자리 면접 봤는데 채용됐다는 전화를 받고 갔었읍니다

소장도 좋아 보였고 단지 분위기도 괜찮은데 같이 맞교대 하는 사람이 칠십이 넘은 상노인 터줏대감

노인 기사네요

무려 20년 넘게 근무 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단지며 기계실이며 당직실이며 노인기사의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오십넘은 소장을 한참 동생 대하듯 대하고 낮술 쳐마시고 돌아 다녀도 터치하는 입주민이 없을 정도라고

자랑하듯 말하더군요

무엇보다 끔찍 했던건 기계실과 당직실이었읍니다

청소를 한 이십년은 안한것 같더라구요

태어나서 먼지가 3센치 이상 눈처럼 쌓인거 처음 봤읍니다

잡동사니는 또 얼마나 많은지 별걸 다 주어 놨더군요

비개는 때꾹물이 좔좔 흐르다 못해 광택이 나서 내 얼굴이 비칠 정도였읍니다

담배는 또 얼마나 펴대는지 나하고 있는 십분동안 네까치를 피더라구요

노인기사의 말이 더 압권이었읍니다

앞으로 근무하면 청소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내가 볼때는 다 쓰레기인데 다 필요한 것들이니 그대로 놨두라고 하는데 멘붕이 오더라구요

참 걸려도 이런데만 걸리는지 모르겠읍니다

그 노인네 아직까지 살아 있는게 용할 정도였읍니다

당장 생활비도 떨어지고 월세가 두달이나 밀려서 쫏겨날 판이라 안다닐수도 없고

미치고 환장하겠네요

최소 몇달은 버텨야 하는데 하루도 버티기 힘든 환경이었읍니다

나름 시설관리에서 15년간 몸담으면서 왠만한 거엔 충격을 안받을만큼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 했는데

여기 십분 있으니까 바로 무너지더군요

아 고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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