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시설일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7(국제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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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twink998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1,322회 등록일 -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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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예나 지금이나 시설인들의 최대화두는 결혼이다. 그래 결혼..

그러나 당직이나 삼교대근무를 줄창해대고 월급은 쥐꼬리에 사회적인식도 형편없어 속칭

잡부로 통하는 이 바닥 현실상 결혼은 꿈도 못꿀 호사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대개 다른 일을 하다가 결혼하고 어찌어찌하다가 이 바닥으로 흘러오신 분들이야

그래도 월급은 제 날짜에 나오니까 그거 믿고 쉬는날 투잡이라도 뛰면서 근근히 살아가지만

속칭 총각들은 벙커속에서 기어나오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나온다고해도 여자들은 벙커속에서 갖 기어나온 바퀴벌레보듯하고 잘 사귀다가도

남자의 벙커생활을 듣는 순간 ' 오 나는 작렬하는 태양을 받으면서 살꺼야.. 벙커남친은

피부가 안좋아 ' 그러고 쌩까고 가버리기 일쑤다.

그 후 다시 벙커족으로 회귀한 시설총각들은 술과 담배와 게임에 빠져 지내게 된다.

오.. 우리는.. 콧대높은 대한민국여자들에게는 잊혀진 존재구나..

오.. 한국여자들중에 우리에게 오는 참한 섹시는 더이상 기대하지말어..

선배들이 말한다. 그래도 너희는 데이트도 하고 놀러당길 수도 있잖어. 우리 때는 땀과 술에 쩔어서

여자가 기름냄새, 담배냄새 난다고 피해다녔다.. ㅎㅎㅎ

뭐 좋다 이거야.

그래도 우리에게는 결혼 안한 참한 경리나 서무가 있자나.. 경리들모임에서 그래도 혼사가 오가고

서로 사귀는 시설인들도 간혹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결혼한 케이스도 보았다. 그러나 그런 케이스는 극히 드물고 선제조건은 벙커탈출이다.

과장이나 적어도 소장급이 되지않는 이상 경리나 서무는 벙커족을 처다도 안본다.

심한 경우 예전에 아리따운 너무도 늘씬한 서무아가씨는 내게 서류를 건네거나 문방구를 건넬때도 행여

피부에 닿을까 노파심에 물건을 집어 던져 주기까지 했다.

같은 직원사이에서도 역시 우리 벙커족은 벙커족이야.. 히죽...^^

같이 근무하던 형은 한국여자에게 미련을 버리고 어느날 중국 조선족 색시를 아내로 맞으러 비행기를 타고 갔다.

돈도 적게 들고 말도 통하니 일석이조라나.. 내가 사는 아파트 옆동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그 즉시 후세를 만들기

위해 매일밤 노고를 치르고 다음날 쾡한 눈으로 와서 코피를 흘리기 일쑤였다.

뭐 그래도 잘 산다. 작년에 두째 낳았다고 하지..

이 월급에 벙커족으로 살면서 둘째까지 낳았다. 존경스러운건지 아니면 용감한건지 모르겠지만 그 형의 얼굴에

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 뭐 그리 잘사는 형편도 아닌데..

하긴 형제들끼리 우애가 좋지. 아버지없이 어머니 슬하에서 4형제가 서로 화목하게 산 집안이라 형제애가 남다

르다. 뭐 요새 보기드문 케이스긴 해.....

최근에 와서 시설인들도 국제결혼을 많이 한다.

이유야 잡다하겠지만 우선은 돈이 문제 아니겠는가.. 다들 그만그만한 형편이고 한국여자들의 콧대가 원 채

높다보니 도저히 그 녀들 눈높이를 맞출 수는 없고 집안에서는 성화고 본인스스로도 이러다 평생 혼자 살다

죽을팔자라 생각하니 매일밤 쇠주로 몸은 죽어나고 그래서 결심을 하는 거겠지..

어쨋든 국제결혼을 해서 잘 사는 사람들이 주변에 제법있다.

물론 그 분들은 나름대로 집안에서 서포트도 되고 정 안되면 농사라도 지을 수 있는 땅들이 있는 분들이다.

하지만, 말그대로 뭐 두쪽밖에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시설인이라면..

그럼 벙커속에서 누가 말했듯이 평생 대왕바퀴벌레로 살거나 그도 아니라면 이 바닥에서 떠나 깊은 산이나

무인도에서 나만의 보금자리를 지은 채 은둔생활의 청빈낙도를 즐기는 수밖에 없지 않는가..

어쨋든 중국인과 결혼한 동기는 매일 웃음꽃이다.

벙커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있었고 그 곳에서도 사람이 살아간다.

어디든 사람은 살아가고 할 수 있다면 결혼은 해 볼 만한 일이다.

하지만 명심할게 있다.. 결혼은 현실이다.

자식이라도 생기면 그때는 정말 힘들어 진다.

그 때는 나의 문제에 국한되어 있던 문제가 이제 우리 가족으로 전이된다. 그 때부터 우리들 시설인의 머리카락

은 하얗게 바래지고 불의에 타협하게 되고 술에 길들여지고 그리고 점점더 망각의 늪으로 빠져든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도 그렇게 미워하고 그렇게 싫어하고 몸소리치게 발버둥쳤던 대왕바퀴벌레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 카프카의 [벌레]처럼.. ㅎㅎㅎㅎ

말이 길어 졌다.

시설형제들 국제결혼도 할 만하다. 적어도 벙커속에서 가정이라는 안식처로 기어나올 수는 있으니까..

힘들 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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